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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본색

SL님 드림 타로 후기 (1) 그러니까 느와르 드림주끼리 컾관을 맺고 AU를 짰는데 달빛아래에서 춤을 추라고 했더니 상대방의 목을 베어버린 이야기

0. 계기 

 

사실 이 후기를 오랬동안 미룬 이유는... 내가 게을러서이다. 

하지만 이 후기를 쓰기 위해선 스삐님과 나와의 관계, 나와 일사님의 관계, 일사님과 스삐님과의 관계를 설명한 후 우리 셋을 묶어주는 애증의 뮤지컬 영웅본색에 관해서도 설명해야한다. 무슨 치정극 같지만 치정을 저지른 건 내가 아니라 뮤지컬 속 놈들 뿐이니 안심해도 좋다. 무슨 타로 후기 하나에 이런 구구절절이 들어가냐? 싶겠지만 사실이다. 저 이야기를 다 하지 않으면 이 후기의 의미가 없다. 어쨌든 여자로 태어나 티스토리를 켰으면 헛소리라도 쓰는 것이 맞으니 일단 대명제부터 시작해보도록 하자. 

 

나는 후레트친이다. 

 

그러하다. 트친들이 뭘 할 줄 안다고 하면 뽕을 뽑아먹고 싶어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나의 앤오(?) ← (내가 이 사람이 누군지 모르는 것이 아니라 저게 공식명칭인 것임)인 14님은 나에게 이메레스 같은 건 언제든지 요청하시면 그려드릴 수 있으니까요~^^ 라고 하셨다가 1년 반째 나에게 착취당하고 계신다. 좀 안됐지만 어쩌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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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발언과 내가 즉시 보낸 트레틀들. 물론 지금은 저것보다 몇백개 더 쌓여있다. 힘내세요 화이팅! 

 

그렇기에 나는 예전부터 스삐님에게 타로를 너무너무 보고 싶었다. 당연함 스삐님이 타로를 잘 보시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스삐님의 타로가 용하다는 말도 탐넘으로 많이 보았다. 스삐님의 탐넘...나와 1년 넘게 트친인듯 트친이 아닌듯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탐넘분들의 아들따님들의 안부도 알고 있고 이름도 알고 있고 누가 뭘 봤고 어떤 분이 어느 지역에 사시고 어떤분은 차를 즐기시고 어떤분은 TR을 즐기시고 등등을 다 알게 되어버린 편. 아마 그분들도 날 대충은 아실 것이다...왜냐면 난 허구헌날 스삐님 갤러리에 박제되어있기 때문 난 종종 내가 과거에 한 발언이 기억이 안나면 트위터의 그지같은 서치기능보단 그냥 스삐님 갤러리를 뒤져보곤 한다 주로 그게 빠르다. 

 

여하튼 그런데 이걸 신청하려고 하니 스삐님의 '지인'에 내가 포함되어있는지 의문이었던 것이다. 나는 비록 후레지만 개새끼는 아니기 때문에 누울자리를 보고 발을 뻗는다. 물론 이런 말은 스삐님이 들으시면 섭섭하하실 수도 있으나 나는 정말 심각했다.  

왜냐면 아무래도 우린 연뮤지인이지 자캐 지인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론 내 자작캬라들이 영본 기반이라곤 하나 이제 슬슬 선셋 속 아성이도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서 적어내려야 하는 정도로 모든 것은 적폐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몇 달 동안 소심하게 맘찍이나 하면서 기회를 흘러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2021년 2월 10일...그러니까 영본을 보낸지 1년이 되는 날이었다. 

 

 

스삐님이 오카를 파신 것이다. 마침 새해복이라는 국민연락핑계거리를 삼아 나는 카톡을 보냈다. 지금 보니까 심지어 '미리' 많이 받으시라고 적어놓은 것을 보니 어지간히 보고싶었던 모양이다. 어쨌거나 그래서 선셋 AU중 로판 AU의...AU로 보게 되었다. 

 

1. 캐릭터 설명 

 

하 나는 커미션 넣을 때도 외관만 드릴 정도로 정말 자캐서사 이야기하는걸 부끄러워하는 사람인데 여기선 아무래도 간단한 설명을 하긴 해야한다. 사실 이 후기가 이렇게 늦어진 대에는 이 이유가 가장 컸다...그래도 한 번 해놓으면 후기 2~5까지는 괜찮지 않을까? 아닌가? 아닐듯 ㅠㅠ 어쨌든 쉽게 설명을 해보도록 한다. 

 

그러니까 선셋이란 건...뮤지컬 영웅본색 기반 2인 커뮤이다. 시작은 그렇지 않았으나 지금은 이게 정확한 워딩이 되었다. 정확히는 14님과 내가 뮤지컬 영웅본색의 '아성'으로 각각 드림을 먹고 있었는데, 드림이라고 하면 디폴트가 연인드림인 시대지만 우리는 둘 다 연인드림이 아니었다. 일사님은 좀 더...아성의 일방적인 애정표현과 소유욕에 가까운 드림이었고 나는 적대관계 라이벌 같은 느낌이었다. 이걸 섞어버린게 선셋버스인데 사람이 점점 늘어나더니 어느 새 아성은 엑스트라보다 못한 비중으로 가끔가다 한번씩 등장한다. 오늘도 스토리 진행에 너무 방해되서 죽였다. 드림스토리인데도???
미안하다 아성...그리고 선셋 로판이라는건 이제 이놈들의 로맨스판타지 au이다. 대충 관계만 빠르게 묘사하자면 제국으로 시집온 소국의 왕녀를 둘러싼 제국 황가 4남매의 피폐로맨스판타지이다. 이 중 왕녀캐릭터, 아진이 14님네 메인 캐릭터이자 이번에도 주인공을 맡았고 황가 캐릭터들은 아성과 내 캐릭터 중 3명인데, 그중 타로에 보낸 놈은 그 중 황제의 유일한 딸인 씨씨라는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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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대충 이런 분위기이다.  왼: 아성, 아위, 아진 (레시님) 오: 씨씨, 아진 (그랑이랑님)

 

대충 본왕국에서도 후계자인 오빠에게 밀려 무시당하던 주인공 아진이 황태자 담성에게 잘못걸려 제국으로 끌려오고, 그런 아진에게 아위와 씨씨(+후엔 담성도)가 폴인럽 해버리는 스토리이다. 아위는 황자이긴하나 사생아 출신이라 어렸을때 죽임당했어야 하는 것을 담성이 살려줘 그 밑에서 설설기고 있고,  씨씨는 유일한 황녀이고 황제가 제법 예뻐라 하지만 남녀차별이 ㅈㄴ 심한 설정인지라 제국의 귀한 보석, 꽃, 정략결혼의 도구 취급만 받고 있다. 보석이란 보석은 몸에 다 두르고 다니지만 몸에 생체기가 나면 안되니 승마도 춤도 못하게 하고 괜히 쓸데없는 생각으로 스트레스받으면 피부에 안좋다며(...) 읽고 쓰는 것만 좀 가르치고 독서도 문학 정도만 겨우 허락받은 상태이다....하지만 나중에 혁명을 일으키고 황제가 된다. 

 

하, 겨우 설명이 끝났다. 진짜 핵심적인 것만 말했는데도 이렇게 오래 걸릴일인가? 여튼 스삐님께 드린 설명은 다음과 같다. 

 

저 위의 복잡미묘한 설명에 비하면 매우 간단하다. 그러하다. 이 점에서 스삐님의 진가가 발휘되는 것이다. 보통 점술이라는 것은 많은 정보를 주면 줄 수록 정확도가 올라가는 법이다. 당연하다. 그러나 스삐님은 아무말이나 막 하셔도 왠지 맞는 말같다는 느낌을 주신다. 그리고 핵심적인것으로는...황제가 된다는 정보를 드리지 않았다.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간 스프레드는 리쿠님이 배포해주신 이 스프레드이다. 그러니까 이걸 고른 이유는...난 그냥 예쁜이들 둘이 달빛 아래에서 드레스 입고 춤을 추는게 보고싶었다. 대충 그런 식의 스토리를 짜둔게 있었기도 하고, 그리고 봐둔 무도회 고정틀이 있었기 떄문에 그걸 넣을 생각이었다. 한마디로 뽀짝뽀짝하거나 예쁘거나....뭐 그렇게 흘러가길 기대했단 말임. 스프레드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정말 갓-스프레드다. 그러나 스삐님의 타로는....생각보다 더 위대했다. 

 

2. 타로 

 

하 드디어 본론이다.

 

시작은 순조로웠다. 모두들 당연하게도 애들이 예쁘게 춤을 출거라고 생각하고 두근거리는 맘을 가지고 시작한 것이다. 

 

처음엔 분위기를 읽어주셨다. 씨씨 녀석은 저 위의 커미션에서도 볼 수 있겠지만 온갖 화려한 것으로 치장하고 산다는 설정이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루비와 장미 황금과 비단으로 장식되어 다니기에 당연히 그 녀석의 공간도 화려할 것이다. 대충 씨씨의 드레스룸이 아진이 사는 궁전보다 더 크다는 설정이다. 그리고 이렇게 어린왕자에 나오는 그렇고 그런 어른마냥 설명하는 나와는 달리 언어의 마술사 스삐님 덕에 드디어 씨씨가 사는 집은 500억이 넘어요 따위의 설멍이 아니라 희미한 초승달의 빛과 굽힐줄 모르는 곧은 나무 같은 설정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스삐님 쵝오...이때만 하더라도 난 역시 저 멋들어진 공간에서 춤을 출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 일단 타로고 뭐고 다 떠나서 이 썰자체가 너무 갓썰이지 않는가? 내가 스삐님 타로에 푹 빠진 이유가 바로 저런 표현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냥 저렇다면 저런 느낌인거다. 저 문장에 비해 이 문장이 너무 형편없어서 눈물이 다 난다만 내가 저런 문장을 쓸 수 있었다면 애초에 내가 걍 머가리를 돌려서 썰을 풀지 바쁜 트친을 붙잡고 누군지도 모르는 종이인형을 들이밀며 카드를 섞으라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저 땐 내가 너무 감격한 나머지 깨닫지 못했는데 저놈들은 아마 세상의 섭리를 깨닫긴했을 것이다. 그런데 저녀석들이 사는 세상이라는게 그렇게 만만찮진 않다...사실 선셋버스 au중에서 만만한 세상따위는 없다. 진짜 뽀짝한 썰도 정신안차리면 순식간에 누가 죽어있기 때문에 긴장 팍 하고 풀어야한다 안그러면 진짜 큰일남 오늘도 겨우겨우 죽은 놈 살렸다. 스토리상 제물이 필요해서 그냥 아성을 죽였다...아성드림아니냐고요? 이래서 너무 똑똑한 독자는...쯧. 

 

그리고 나름 위험한 분위기를 잡은 덕에 흔들다리 효과로 인해 애들이 심장이 두근거리긴 했다. 이렇게 나도 심바처럼 들어올릴 수 있는 갓 GL컾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인가? 너무 설레고 기대가 큰 나머지 개소리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지금 생각하면 저런 드립을 치지 말았어야 했다. 과거로 돌아간다면 내 방정맞은 주둥아리를 때려줄 것이다. 오타쿠의 법칙으로 쓸데없는 말을 하면 그게 꼭 현실이 된다는 법칙이 있다. 물론 원하는건 절대 법칙이 되지 않는다. like 뮤영본 재연.

 

그러하다. 이제 내 새끼들이 춤을 추겠지...너무 예쁘고 환상적이겠다....달빛에 비치는 루비와 황금이라니....이러면서 감격해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 뒷통수를 어김없이 치는 이 녀석들이었다. 니들도 선셋이라 이거냐? 참고로 내 선셋 메인캐릭터인 아위는 선셋au를 통해 대충 64번쯤 다양하고 일관성있게 비참한 죽음을 경험했고 그건 딴놈들도 숫자만 다를 뿐 마찬가지이다. 선셋 오리지널과 au의 결말은 거의 99% 어떤식이냐면 비참하고 허무하고 갑작스럽게 죽거나 죽는 것보다 못한 삶을 살거나 둘 중 하나다. 사실 그런 au들에 너무 지쳐서 타로를 본 것도 있었는데...있었는데.....

 

그러하다....상당히 빡센 세계관이다...이 녀석들은 도움이 안되는 편이었다. 보다시피 난 뽀짝뽀짝한걸 바라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저런 내용은 tmi에 가까우며 호불호를 많이 타는 내용이기 때문에 스삐님한테 설명을 안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녀석들의 어메이징한 선셋기운이 스삐님에게 쓸데없는 메세지라도 보냈는지 이녀석들은 추라는 춤은 안추고 이상한거나 깨닫고 앉아있다 아이고 두야 

춤이나 추라고! 

진짜 뿌에에엥이다 그딴건 춤추고 깨달으면 안되겠니? 근데 그러면 선셋이 아니다....타로를 빌렸는데도 선셋이 아닌것이다. 아 참고로 스삐님 외에도 우리는 타로를 한...3번쯤 더 보았는데 그떄마다 그랬다. 틀림없이 코미디 뭐시기였는데? 그랬는데? 갑자기 한놈이 죽더라고....타로주님도 당황해하셨다. 그것도 따로 후기를 쓰긴 해야하는데 언제쓰지. 여하튼 이정도면 우리 취향 탓이 아니라 걍 이놈들의 사주가 문제이다. 사주가 타로에 영향을 끼치긴하나? 뭐 끼친다고 칩시다. 사주는 캐릭터 탄생시기를 봐야한다는데 그게 기억이 잘 안나네 쩝. 와중에 피에서 나는 쇳내로 이뤄진 아드레날린이라는 표현이 너무 좋다. 

 

 

미친놈들아 

아니 댄스파트너가 되라고 했더니 갑자기 이게 뭔소리임 

 

 

진짜 아이고야다. 

 

심정 

그러하다....황제가 된 씨씨...그리고 황국은 결국 주왕국 (아진네 왕국)을 잔인하게 멸망시킨 곳....아버지와 오빠, 조국의 원수...아진은 결국 씨씨의 심장에 칼을 꽂는다. 그리고 씨씨는 마침내 자유로워지며, 오롯이 제 스스로를 위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된다.

 

후기: 

정말 여운이 깊게 남았다. 아 이래서 남이 써주는 썰이 재밌구나라는걸 적나라하게 느낀 타로였다. 이 타로는 사실 되게 오래된 타로이자, 내가 스삐님 타로를 계속 보러가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처음엔 오히려 후기를 써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는게 더 민폐인거 아닌가 싶어서 고민했지만 아무래도 좋은 건 널리 알려야 하는 법이다. 그리고 여기 빠진 염치없는 쑐은 또 스삐님의 문을 두드리게 되는데...